인터뷰 / 조동호 와이파워원 CEO
2009년부터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바탕으로 2018년 교원 창업한 기술 스타트업인 와이파워원. 조동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명예교수가 CEO로 제직하면서 다양한 전기차용 무선 충전시스템을 개발,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 기업이다. 전기차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기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 기업은 전기차가 대중화 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현재 무선충전을 지원하는 차량을 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간단한 집전패드를 설치하면 현재 출시되고 있는 차량도 무선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택배나 라스트마일에 사용되는 1톤 트럭의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충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간을 적게 활용하면서 많은 차량이 위험성은 낮고 편리성이 높은 무선충전 기술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와이파워원의 조동호 CEO를 만나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시장 상황 등을 들어봤다.
Q. 와이파워원의 무선 충전 기술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카이스트의 전 총장이었던 서남표 총장의 영향이 컸다. 서 총장은 21세기 인류사회가 직면한 기후 위기 문제를 풀려면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무선충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내다보았고, 제가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 중이던 시절 이에 동감하면서 기술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다. 첫 시제품은 2010년에 나왔으며 카이스트에서 기술이전을 받으면서 2018년 와이파워원이 만들어졌다. 와이파워원의 무선 충전 기술은 도로 밑이나 도로 위에 설치된 급전 패드에서 생성한 전력을 차량 하부에 부착하거나 내장한 집전 패드에서 자기 공진(magnetic resonance)을 통해 무선으로 받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로 충전 부위가 노출되지 않아 기존의 유선충전에 비해 위험성은 낮고 편리성은 높은 기술이다. 무선 충전은 급전패드를 도로에 매설 가능하기 때문에 유선 충전과 달리 따로 별도의 충전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1대의 인버터로 여러 대의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높다. 무선 충전은 플러그가 서로 달라 생기는 호환성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또한, 케이블과 충전건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하는 유선 충전 기술에 비해 무선 충전 기술은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랜 기간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만들어 왔기 때문에 모든 핵심기술을 우리가 가지고 있어 고객니즈에 맞게 무선충전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Q. 그동안 무선충전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선충전 기술이 개발되었을 당시에는 무선충전 뿐 아니라 전기차도 생소한 시절이었다. 최근 들어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전기차가 모빌리티의 미래라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을 열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초기에는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도 사업화의 발목을 잡았다. 세계표준이 존재하지 않는 신기술임에도 관련 기관에서 인증을 요구했고, 인증 하나를 받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행히 규제 샌드박스라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면 담당자가 배정되고 승인을 받으면 바로 시범사업이 가능해졌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금의 규제 샌드박스를 넘어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와 같이 신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대규모 시범 상용 사업 지원이 있다면 우리나라 무선충전기술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Q. 현재 출시되고 있는 전기차량은 무선충전이 불가능한데…
와이파워원은 차종에 상관없이 모든 전기차에 집전장치를 부착하면 무선 충전이 가능한 애프터마켓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유·무선 충전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무선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가 더뎌도 유선충전 인프라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무선 충전 시스템을 장착하게 되면 사용자가 핸드폰을 사용해서 충전 시작과 비용 결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편의성이 높다. 사용자들이 무거운 고속 충전 케이블을 꽂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비나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감전의 위험성도 있다. 무선 충전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으며 수시로 충전되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도 2~3배 이상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아직 현실화 되지는 않았지만 현재는 무선 충전 집전장치를 생산단계에서 탑제할 수 있도록 차량 제조사와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Q. 국내외에서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있는지?
해외는 무선 충전 도로를 구축한 사례들이 있다. 스웨덴의 고틀란드 섬에서 무선 충전 도로 1마일(1.65km)이 완공됐으며 미국의 5개 주(미시건·플로리다·인디애나·펜실베니아·유타)에서 주정부가 무선 충전 전기 고속도로 사업을 진행 중이거나 계획을 발표했다. 와이파워원도 2019년 12월 두바이 실리콘 오아시스 지역에서 60m 무선 충전 전기 도로를 구축하고 전기버스 와 전기택시의 정차 및 주행 중 충전을 시연한 경험이 있다. 다음 단계로 무선 충전 인프라 전기도로 1km를 설치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연기된 상태이다. 무선 충전 도로가 확대된다면 전기차 개발 시 고용량의 무거운 배터리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고, 전기차 가격 또한 낮출 수 있다. 특히, 올해 초 와이파워원은 영국 밀턴킨스(Milton Keynes)에서 진행한 ‘전기차 공유 서비스’관련 무선충전 시스템 설계를 완료 했다. 전기차가 특정 주차 공간에 들어서면 배터리가 자동 충전되도록 하는 시스템의 밑그림을 그리는 초기 설계를 완료했으며, 현재 밀튼킨즈와 렌터카 회사의 무선 충전 사업을 논의 중에 있다. 국내에선 서울대공원의 ‘코끼리 열차’와 구미시 전기버스, 카이스트 교내 셔틀 전기버스의 무선 충전 시범사업들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와이파워원의 150kW 무선 충전시스템을 탑재한 3대의 전기버스가 2021년 8월부터 현재까지 대덕특구에서 상용 운행 중에 있다. 23.5km의 운행 루트를 마친 후, 20분 휴식 하는 동안 사용한 전력이 무선으로 충전 완료되기 때문에 버스 기사의 만족도가 높다. 또 현재 국내 이커머스 기업의 3개 물류센터에 15대의 라스트마일 배송 전기트럭 대상으로 50kW무선 충전 시스템을 설치 중이며 올해 9월 이후부터 상용 운행 될 예정이다. 각각의 배송트럭은 물품 상하차 작업을 하는 동안 충전면에서 주차 중에 무선으로 충전되기 때문에 충전을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으며 1시간 이내에 완충된다. 무엇보다도 물류센터의 경우에는 작업자의 이동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는 게 중요한데 무선 충전 솔루션은 급전 패드 매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업자의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아 편의성을 더할 수 있다.
Q. 최근 양주시와 무선충전기반 교통시스템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했는데 어떻게 진행되나?
양주시에는 무선 충전 기반 대중교통과 물류 시스템의 혁신 방향을 제안하고 논의 중에 있다. 물류와 관련해서는 도심 물류량 증가로 인하여 발생되는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하역시 충전이 완료되고 배터리 수명이 연장되는 무선충전 트럭 활용 방안을 제안했다. 무선충전 시스템을 물류 로봇과 물류 분류시스템에 적용해 물류창고 내의 빠르고 안전한 미래 첨단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 협력 또한 제안했다. 무선 충전 시스템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 시스템은 전력선이 없는 안전하고 깨끗한 작업 공간을 구축할 수 있으며, 현재 1일 1회~2회 배송 횟수를 증가시켜 물류의 순환이 증대하여 지역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물류 트럭이 드론에게도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다양한 물류시스템에 무선충전을 적용하여 확장성 높은 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혁신적인 방안이다.
Q. 물류센터에 적용되고 있는 이동 로봇에도 적용이 가능한가?
물류 이동 로봇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AMR, ACR 및 AGV와 같은 물류 로봇용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물류 센터에서 현재 사용되는 로봇 제품을 위한 충전 시스템은 대부분 고정형 스테이션에서 충전하는 구조의 유선 충전 기술이다. 하지만 이는 충전 시에 로봇의 충전부와 충전기 단자 사이의 정확한 밀착을 위한 정밀 위치제어가 요구될 뿐 아니라 상호 접촉을 위한 충전 단자가 노출되는 구조로서 감전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 또한 접촉 단자의 저항 때문에 스파크 발생 등 화재의 위험도 따르는 단점이 있다. 물류센터에서 로봇들이 자동으로 정해진 스테이션으로 돌아와 무선 충전을 하게 되면 로봇을 운용하는 데 있어 사람의 개입은 거의 필요하지 않게 되어 완전 무인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1대의 무선 충전 인프라에서 여러 대 로봇의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선 충전 대비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유지보수 면에 있어서도 접촉으로 인해 충전 단자의 교환이 필요한 유선 충전 기술에 비해 무선 충전은 비접촉 방식으로 소모품 교환이 필요 없어 유지보수 비용이 낮아 경제적이다. 특히 물류이동 로봇이 주행중에 충전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면 로봇의 배터리가 매우 작고 가벼워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배터리가 있는 로봇의 경우에도 배터리 용량을 줄이고 수명을 늘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진행 중인 전기 트럭용 무선 충전 시스템을 레퍼런스 삼아 물류센터에 무선 충전 인프라를 확대 적용하고자 한다. 물류 시스템에서의 로봇 무선 충전 시스템 적용도 적극 개발 중에 있으며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물류 분류시스템과 물류 이동시스템 (ACR, AMR, AGV, 지게차 등)에 무선충전 기술을 접목해 물류시스템 혁신을 달성하고 물류산업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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