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노삼석 한국항만물류협회 회장
▲ 노삼석 한국항만물류협회 회장
보다 안전한 항만물류현장을 만들어 항만물류현장 종사자들의 안전 확보는 물론 안정적인 물류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노삼석 한국항만물류협회 회장이 지난 6월 15일 해운전문 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밝힌 협회 추진업무를 한 문장으로 집약한 것이다. 이날 노삼석 회장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과 ‘항만안전특별법’ 시행에 따른 법·사회적 안전관리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는 안전관리 비용과 미래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항만안전관리비 제도 정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항만하역업체가 안전시설장비 설치 시 설비금액의 최대 50%를 국비로 지원하는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의 기간 연장을 위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는 한편 항만하역업체가 보안에 투입하는 비용이 보전될 수 있도록 징수 보안료 요율을 현실화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항만공사가 있는 항만에서만 추진되고 있는 항만하역장비 현대화자금 지원 사업을 항만공사가 없는 항만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노삼석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안전한 항만하역작업 환경 조성에 주력”
Q.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1년 반이 지났습니다. 회원사에서 근로자의 안전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습니까? 관련하여 협회와 항만물류산업계는 어떤 대응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A. 최근 들어 항만물류산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계는 물론 근로자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항만 내에서도 몇 차례의 사망사건을 비롯해 근로자 재해 사고가 발생하였지만, 아직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판정받아 처벌 받은 사례는 없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평소 안전보건 확보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행하였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는 만큼, 항만하역업체는 항만안전특별법에 따른 자체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여 이행하고 있습니다. 협회에서도 높아지는 안전관련 법·제도 기준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안전노무실을 신설하였으며, 하역업체의 안전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추진하여 안전한 항만하역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안전사고 감소와 더불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Q. 2022년 시행에 들어간 항만하역장 근로자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에 대한 업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A. 지난해에 첫 시행된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을 통해 160개 사업에 국가와 항만공사 보조금 49억 원이 지원되었으며, 올해도 151개 사업에 약 40억 원이 지원될 예정입니다. 안전장비의 도입에 따른 효과를 수치화하기는 힘들지만, 연말에 시행한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보조사업이 근로자 재해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와 근로자 안전의식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5점 만점에 각각 4.9점과 4.8점의 높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또, 지난 6월 8일, 정부보조금 6억 원으로 건립된 한국항만연수원의 항만안전체험관이 개관하였는데, 이는 항만 교육기관으로는 세계 최초일 뿐 아니라, 가상현실(VR) 안전체험관과 실제 안전체험관으로 구성되어 항만사고에 대한 현실감 있는 체험을 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호응이 있었습니다.
“투자여력 부족한 항만 지원 확대”
Q. 항만안전특별법에 따라 신설된 항만안전관리비 제도 정착을 위한 안전기금 운영 방안은 무엇입니까?
A. 2022년부터 하역요금에 추가하여 신설된 항만안전관리비 적립금의 10%를 항만 안전기금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에서 지침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협회에서는 정부, 선·화주단체 관계자와 외부 안전 전문가로 구성된 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향후 항만 안전기금은 안전 투자 여력이 부족한 항만의 안전시설과 장비 도입을 지원하고, 항만연수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항만 안전 특별교육 비용과 항만 안전문화 조성을 위한 각종 캠페인 등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Q. 노·사간 항만의 발전과 무사고 재해예방을 위한 공동캠페인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개해 주시지요.
A. 우리 협회와 항운노조는 항만 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노사 공동으로 매년 혹서기와 혹한기 두 차례에 걸쳐 항만 안전 강조 기간을 정하여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안전 홍보물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하역장 안전점검과 교육을 진행하여 근로자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으며, 안전유공자를 선발하여 표창함으로써 항만근로자 안전의식을 고취시켜왔습니다. 향후 항만 안전기금을 활용하여 이러한 캠페인 규모를 더욱 더 확대해 나감으로써 항만 하역 근로자를 비롯한 연관 산업과 화물차 운전자 등 항만을 출입하는 모든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개선하고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계도에 적극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노삼석 회장은 안전한 항만사업장 조성을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힘쓸 방침이다. 사진은 컨테이너 야적 전 트레일러와 연결된 콘(CON) 제거 여부를 식별하는 ‘콘 미제거 인식시스템’(왼쪽)과 후진 시 경보 및 LED BEAM으로 시각적 경고 효과를 내는 시스템(오른쪽)이다.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 기간 연장돼야”
Q. 협회가 하역 근로자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협회의 역할 무엇입니까?
A. 협회는 지난 2022년부터 정부의 항만하역장 근로자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사무국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사업계획 수립에서부터 지원사업 공모, 선정, 보조금 교부와 정산 등의 사후관리까지 사업 전반에 대해 책임지고 진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무국으로서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회원사가 보조사업 진행 중에 겪는 각종 애로사항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개선의견을 수렴하여 반영해 나감으로써 지원사업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현재 2025년까지로 예정되어 있는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의 국고 지원규모가 매년 축소되고 있습니다. 항만 내 지속적인 안전 투자가 이루어지려면 보조사업 기간이 연장되어야 합니다.
Q. 항만물류산업의 안전에 관해 들어보았습니다. 이어서 항만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에 대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항만하역장비 현대화자금 지원 사업 대상이 항만공사 설립 항만으로 제한되어 사업대상에서 제외된 항만의 하역사업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협회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A. 항만하역장비 현대화 자금 지원사업은 항만공사가 있는 항만의 하역업체가 하역장비를 수협 대출을 통해 구입할 경우 항만공사가 이자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항만공사가 없는 항만의 하역 업체는 해당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항만공사가 없는 항만의 하역 업체도 생산성 향상과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위해 하역장비 현대화가 절실합니다. 이에 따라 협회에서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항만하역장비 구입 시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에 대해 업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항만하역시설 투자사업 모델 개발을 위해 삼일회계법인과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는데, 연구 용역을 통해 항만공사가 없는 항만의 하역업체에도 항만 하역장비 이차 보전 사업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협의하겠습니다.
“보안비용 보전 위해 보안료 요율 현실화돼야”
Q. 현재 항만시설 보안료를 항만공사와 각 지방청에서 징수하여 부두운영사에 배분하고 임대료를 감면해주고 있습니다. 부두운영사가 보안을 위해 투자하는 비용에 비해 징수 보안료는 매우 낮은데, 요율 현실화 방안은 무엇입니까?
A. 현재 부두운영사가 항만이용자로부터 받는 보안료는 일반화물은 톤당 4원, 20피트 컨테이너화물은 86원 등으로, 해외 항만 보안료 수준보다 매우 낮은 실정입니다. 2022년 부산항 기준으로 부두운영사가 보안을 위해 투입하는 비용 대비 징수 보안료는 약 17% 수준밖에 되지 않아 재정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에 협회에서는 해양수산부와 보안료 요율 현실화에 대해 업무협의를 추진하였습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보안료 현실화를 위해 2023년 6월에 원가기반 보안료 요율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여 요율 인상 방안 마련 시 이해관계자와 협의하여 요율 인상을 추진하고, 8월에는 보안료 징수 대상에 공컨테이너와 환적화물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부두운영사가 보안에 투입하는 비용을 보안료 징수를 통해 충당할 수 있도록 보안료 요율 현실화를 해양수산부와 협의하여 추진토록 하겠습니다.
Q. 하역 요금은 인가제로, 매년 정부가 인상 금액을 정하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하역 요금 중 연안하역 카페리 자동화물요금에 대해 개선을 권고하였습니다. 어떻게 개선되었습니까?
A. 2022년 5월에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섬 지역 주민의 택배비 경감 차원에서 항만근로자가 직접 하역하지 않는 연안하역 카페리 자동화물에 대해 요금 부과근거가 불분명하다며 해양수산부에 이의 개선을 권고하였습니다. 하지만, 택배비에 포함된 자동화물 하역료는 136원으로, 지동화물 하역료가 섬 지역 택배비 부담의 원인은 아닙니다. 또한, 항만근로자는 자동화물을 직접 하역을 하지 않더라도 화물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 하역작업 신호와 화물고정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하역업체는 하역작업 중 발생되는 화물의 파손이나 안전사고 등에 책임을 지고 있어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요금체계 개편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에 우리 협회와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은 연안하역 카페리 자동화물 요금 개선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추진하였습니다. 연구용역 결과 자동차 요금은 승용차 요금으로 변경하고, 적법 적재된 화물 요금은 화물차 요금으로 변경하는 개선 방안을 해양수산부에 적용 건의하여 금년 4월 1일부터 인가 하역 요금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노삼석 회장
Q. 항만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항만물류분야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말 협회에서 국무조정실에 항만물류분야 규제 개혁과 관련하여 건의하였다는 데, 건의사항은 어떤 것들이었는지요?
A. 지난 2022년 11월, 우리 협회에서는 항만 내 안전사고 예방과 항만생산성 향상을 위해 국무조정실에 항만부두운영 규제 개혁과 개선 사항을 건의하였습니다. 검수업자의 컨테이너 씰번호 확인 장소가 대형크레인 아래여서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이를 컨테이너 게이트 반출 장소로 변경하는 방안을 건의하였으며, 물동량 증가로 터미널 야드 장치율이 높아질 경우 물류적체가 발생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컨테이너 장치기간을 3개월에서 2개월로 변경하는 방안을 건의하였습니다. 또한, 선박의 초대형화와 항만물동량 증가 등으로 선박 입항일로부터 3일 내에 컨테이너화물을 하선 장소로 반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화물반입 기간을 3일에서 5일로 변경하는 방안도 건의하였습니다. 앞으로도 하역업체가 하역작업을 안전하고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항만부두운영 규제를 지속적 발굴하여 관계기관에 개선 건의할 계획입니다.
“항만물류업계 경영안전 위한 정부 지원 절실”
Q. 끝으로 정부와 선·화주에게 건의,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세계적인 긴축정책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항만 물동량도 금년 1분기 기준으로 전년 1분기 대비 2.2%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항만물류업계의 경영수지 악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항만물류업계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 항만이 안전하고 경쟁력 있는 항만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항만공사가 있는 항만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항만하역장비 현대화자금 지원 사업이 전 항만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라며, 보안료 요율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요율 인상을 적극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은 현재 2025년까지로 예정되어 있으며, 매년 국고 지원금의 규모도 축소되고 있습니다. 항만 내 지속적인 안전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재해예방시설 지원 보조사업 기간을 연장하여 주시기를 정부에 부탁드립니다. 항만에서의 안전은 항만 내 근로자뿐만 아니라 선박과 화물의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으므로 항만안전관리비 납부에 선·화주의 적극적인 협조를 다시 한번 당부 드립니다.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