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대우 상용차판매 군산대리점 김수빈 과장
지난 해 1월 김제의 특장 업체를 취재하러 갔다가 업체 휴게실에 붙어 있는 홍보 스티커에서 ‘트럭파는 아가씨’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요즘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 컨셉을 확실히 만들어 가는 것이 흐름이지만 트럭 영업에서는 그 방식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독특한 컨셉을 가진 트럭 영업인을 발견했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겼다. 바로 연락을 해서 인터뷰 진행 조율을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1년만에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타타대우 상용차판매 군산대리점의 김수빈 과장이다. 온화한 미소의 첫 인상과 더불어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는데 예상과 달리 트럭 영업을 아직 오래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연하게도 첫 궁금증은 영업에 대한 입문 계기였다. “제가 가진 별칭 때문에 트럭 영업 입문도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은 정말 단순한 이유입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군산대리점 대표님의 권유로 트럭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트럭 영업을 하기 전에 다른 일을 했는데 투자 실패로 큰 손해를 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어요. 영업에 지원하면 정착지원금을 주겠다는 얘기에 겁도 없이 시작했어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정말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었고 초기 영업 활동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중에 김수빈 과장의 말이 이어졌다. “솔직히 처음 교육을 받을 때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트럭이라는 분야는 저에게 너무 생소했기 때문이죠. 좌절하기보다는 현장에서 부딪혀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트럭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이 어디일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시위 현장에 한 번 가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수빈 과장은 당연하게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고 했다. 트럭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차 가격조차 제대로 숙지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위에 참여 중인 차주들 중 일부가 김수빈 과장의 무모하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좋게 봐줘서 교류가 이어졌다고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부족함을 여실히 느낀 김수빈 과장은 트럭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OPP 비닐 봉투에 마스크, 사탕, 볼펜 등을 넣은 판촉물을 매일 포장해서 돌렸다. 지금도 하루에 최소 300~500개, 많게는 1000개까지 판촉물을 포장하고 배포한다고 김수빈 과장은 언급했다.
그런 노력과 더불어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을 차 판매와 상관없이 챙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신입 사원 연수를 마치고 복귀하는 중이었는데 천안의 호도과자를 보니 알고 있던 업체 대표님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별 생각없이 사다 드렸고 바쁘게 영업 활동을 하면서 그 일을 잊고 지냈어요. 어느 날 그 대표님으로부터 25톤 트럭 2대를 사겠다는 연락이 왔어요. 그것이 저의 첫 판매였습니다.”라며 김수빈 과장은 회상에 잠기는 눈빛이었다.
트럭 영업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역시나 여자가 트럭을 파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었다고 김과장은 말했다. 첫 트럭을 판매하고도 자신감이 크지 않았지만 이왕 시작한 것 끝까지 밀어붙이고 싶었다고 했다.
‘트럭파는 아가씨’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사실 이 별명은 문승영 대표님이 만들어 주셨어요. 어떻게 보면 대표님은 저의 은인이죠. 지금의 영업 활동을 하기까지 엄청난 도움이 있었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마침 문승영 대표가 사무실에 있어서 잠깐 얘기를 나눴다. “저는 승용차 영업부터 트럭 영업까지 진짜 오래 일을 했고요. 자칭 ‘차 파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응용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김과장은 여성이다 보니 더 인상에 깊게 남는 것 같습니다.”라며 문대표가 설명을 했다. 이어서 “김과장은 성취를 위한 강한 의지와 지속력은 큰 강점인데 아직 부족한 영업 경험으로 인해 고객의 무리한 요구 등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의기소침해지는 것은 단점입니다.”라며 김과장에 대한 장단점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김수빈 과장에게 영업의 원칙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질문했다. “저는 영업이 맛집을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홍보가 없다면 사람들이 알지 못해서 성공하기 힘들죠. 그래서 트럭 판매에 있어서 영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수입의 20% 정도를 현수막이나 판촉물 등에 사용하고 있어요.”라며 영업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고, “지난 해에 신인상을 받았는데 현재 올해 판매 순위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열심히 활동해서 더 센 차량 판매 1위를 하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또한 앞으로 매출 순위 5위권을 계속 유지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군산대리점이 매출 순위 1위를 했으면 좋겠네요.”라고 덧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 중간에 김수빈 과장은 나이가 들어가며 ‘아가씨’라는 별칭을 쓰는 부담감도 있다는 얘기를 했다. 인터뷰가 끝나는 시점에 느낀 것은 단순히 트럭을 파는 것이 아닌 전문성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아가씨였다는 것이다. 지금은 호칭에 가려져 있지만 언젠가 빛을 제대로 발할 수 있는 원석같은 그녀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