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용 화물차 44만 8,678대…10년 새 9만 대↑
증차 대부분 신규 공급 원활한 ‘화물 특수용도형’
택배업계, 매년 늘어나는 물류 대응해 증차 주장
차주들, “합법 증차보다 불법 증차 해결이 우선”

영업용 화물차 시장은 지난 2003년까지만 해도 화물차 ‘등록제’로 운영됐으나, 2004년 정부는 화물연대의 강력한 요구와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우려, 화물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 화물차 등록제를 ‘허가제’로 변경했다. 이후 정부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쇼핑, 해외 직구 등 유통채널 증가와 함께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 1.5톤 미만의 택배 및 전기트럭에 한해 제한된 증차를 통해 수급조절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화물차 등록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2022년 9월 현재 영업용 화물차는 44만 8,678대로 약 10년 전인 2012년(35만 4,010대)과 비교해 9만 4,668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제한적으로 사용되는 ‘화물 덤프형·밴형’은 지난 10년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급조절에도 불구, 카고, 탑차 형태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화물 일반형’의 경우 25만 6,816대로 10년 전과 비교해 2만 1,433대가 늘었다.

특히 ‘화물 특수용’의 경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는데, 2012년까지만 해도 9만 7,009대에 불과했던 차량이, 2022년 9월 현재 18만 872대로 10년 새 약 8만 3,863대 늘었다. 사실상 영업용 화물차의 시장 규모를 크게 확장시킨 주범이다.

전반적으로 10년 새 영업용 화물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물류업계가 정부에 영업용 화물차 증차 규제 완화를 요구함에 따라 영업용 화물차 증차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법의 허점 노린 ‘불법 증차’
화물 특수용 차량이 급격히 증가한데에는 여타 영업용 화물차와 달리 지자체에 역량에 따라 증차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는 일정 기간 동안 신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으로 화물 특수용 차량의 신규 공급을 합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화물 특수용으로는 청소차, 살수차, 현금수송차 석유 탱크로리, 최대적재량 100톤 이상 특수 화물차, 사다리차, 고소작업차 등 다양한 특수 작업형 화물차가 포함되는데, 차량에 대한 정의가 다소 모호하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특장차가 무분별한 형태로 영업용 차량으로 등록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화물 특수용 차량 중 일부는 법의 허점을 노려 일반 용도로 변경등록이 되기도 한다.

한발 더 나아가 화물 특수용 차량이 신규 허가가 나온다는 점을 악용해 청소차, 살수차 등의 특수화물차로 허가를 받은 후 허가받은 차량의 적재함을 화물용으로 개조하는 방법으로 증차 하는 불법 사례도 나온다.

이 외에도 업계에 따르면 공무원과 브로커 그리고 운수업자들이 공모해 위조된 서류로 증차가 허용되는 특수용도 화물차의 허가를 받고 난 뒤, 다른 지역으로 재양도해 다시 사업용 일반화물차량으로 재등록하는 방법 및 불법구조변경을 통해 운행하는 방식 등 각종 불법 증차가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 

실마리 보이지 않는 ‘합법 증차’ 
최근 물류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배송 물동량이 증가 추세와 관련해 정부에 영업용 화물차 증차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9월 22일 ‘최근 물류산업 동향과 모빌리티 혁신’을 주제로 제45차 대한상의 물류위원회를 열고 화물차 증차 규제 완화 등 물류업계 애로 사항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물류업계 대표들은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Untact) 소비문화가 정착됨에 따라 택배를 비롯한 각종 배송 물동량이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서비스하기 위한 화물차, 인력, 물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택배 시장은 1.5톤 미만 택배 차량을 제외하고 2.5톤 택배 차량,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냉동·냉장 차량, 간선 운송을 위한 11톤 이상 트럭 등의 차량 공급이 부족하지만 증차규제로 화물차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많은 영업용 화물차주들이 반발에 나서고 있다. 본지가 화물차 터미널에서 만난 화물차주들은 “여전히 불법증차 및 자가용 유상 운송으로 인해 물류 운임이 10년 전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오히려 정부의 강력한 불법 증차 차량 색출과 함께 강력한 수급조절을 통해 운임이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화물운수업에서 수급조절의 불균형으로, 문제가 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증차할 경우 음성적인 루트로 화물 일반형 차량에 대거 넘어올 수 있다며, 증차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만약 정부가 증차를 허용할 경우 운송거부 등의 극단적인 방안도 생각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영업용 화물차 증차 규제가 이뤄진 지 어느덧 20년, 화물운송업계가 여전히 불법 증차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증차 논의는 난항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상용차신문(http://www.cvinf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