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의 성공 열쇠는 유통 서비스가 아닌 강력한 물류 전략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사업 부진에 그룹 대표이사의 약 40%를 교체한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 총력체제 구축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회사 경쟁력 전반을 재정비함과 동시에 현 경영환경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실행력 강한 조직 진용을 새롭게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인물은 국내 유통 전쟁 속 위기의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One 대표체제’로 이끌게 된 한채양 대표다. 한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 전략실과 이마트 경영지원본부 등을 거쳐 2019년부터 ㈜조선호텔앤리조트를 이끌었다. 정통 신세계그룹 출신으로 이번 인사를 총괄한 이명희 회장의 최측근으로 가장 큰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One 대표체제’와 함께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를 신설해 산하에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 SSG닷컴, 지마켓을 편제시켜 강력한 시너지와 실행력, 신성과 창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의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물류 경쟁력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며 후속 인사와 함께 추가로 추진될 물류 통합 방안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One 대표체제’ 된 이마트, 빠른 ‘One 물류’ 구축 필요해
예상치 못한 충격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의 향후는 인사개편과 함께 물류 통합이 어느 정도 범위에서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가 성공을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대한민국 대표 유통 기업을 자처하던 신세계그룹이 자신들을 넘어서고 있는 주요 이커머스 기업과 다른 차별화된 물류 전략의 등장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한편 신세계그룹을 비롯해 국내 유통 강자들을 위협하는 쿠팡과 네이버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유통산업은 물론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 시작 이후 주위의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 적자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물류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개선에 투입했다. 그 결과 흑자전환은 물론 전국 물류 인프라 구축을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강력한 검색 기능에 국내 최고 물류 인프라를 갖춘 CJ대한통운과 협업을 통해 도착보장 서비스를 중심으로 물류·배송서비스를 추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에서 일요배송을 시작하는 등 물류·배송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에 신세계그룹도 물류 통합 등 다양한 전략을 선보였지만 아직은 ‘한방’이 없다는 평가다.
최근 출시한 신세계 유니버스의 경우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과 SSG닷컴, G마켓 등의 상품 경쟁력과 데이터에 기존 물류 인프라를 더한 멀티 플랫폼 구축을 제시했다. 추가로 산지부터 고객 문 앞까지 전 과정의 콜드체인,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배송 노하우, SSG닷컴과 G마켓 물류센터, 이마트24 매장 등 모든 인프라를 결합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계획이 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빠른 실행력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데 경쟁자들의 움직임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의 주도권이 이미 쿠팡, 네이버 등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격차를 줄이고 고객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할인 등이 필요한데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신세계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빠른 실행력을 바탕으로 한 통합물류운영 전략이 향후 이어질 유통전쟁에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 깨고 혁신 앞세운 인사 기조, 후속 인사에도 적용돼야
신세계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출범하면서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과 SSG닷컴, G마켓 등의 상품 경쟁력과 데이터, 기존 물류인프라를 더한 멀티 플랫폼을 구축할 것을 천명했다. 특히 최적화된 물류배송의 경우 SSG닷컴 서비스를 활용하거나 집 근처 이마트에서 픽업할 수도 있으며, 환불이 필요한 경우 회사 근처 이마트24에서 처리하는 등 신세계 유니버스만의 ‘Connected Customer Journey’을 구현한다는 계획이었다.
유통물류업계 관계자는 “쿠팡, 네이버와 비교해 신세계가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은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사 기조가 후속 인사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단행하며 ▲예하 조직 및 본부장 운영에 있어서도 통합본부장 체계 도입 ▲시너지를 위한 하이브리드 조직체계 ▲업무영역별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등 전통적 조직운영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변화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뿔뿔이 흩어진 물류 인프라를 통합하고 운영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채양 대표의 강력한 신임 속 통합 물류 전략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후속인사가 중요할 것”이라며 물류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해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