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이후 시장 변화 감지…해외인력 수급 등 영향
코로나로 말미암아 비대면 서비스의 중요성과 역할이 전 산업에 걸쳐 빠르게 확산했고 이에 따라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물류 솔루션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기술력을 무기로 한 물류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이 시기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물류업계에서는 실력있는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펼쳐졌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개발자 수급난이라고 하는 새로운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물류업계를 휩쓸었던 이 개발자 수급난에 최근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들어 수급난 진정되는 분위기…해외인력 고용 등 대안 모색이 요인
국내 한 물류 스타트업 대표는 최근 물류업계에서의 개발자 고용시장이 다소 잠잠해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올해를 한정으로 보면 지난 1월부터 5월 사이에만 개발자를 영입하는 데 있어 필요한 액수가 몇 천만원 정도 감소했다”며 “실제 채용시장에서도 개발자들이 요구하는 연봉 수준이 점차 하락세로 돌아선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물류업계 관계자의 의견도 같았다. 이 관계자는 “이전에는 대학을 갓 졸업하거나 심지어 아직 졸업하지 않은 개발자를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면 지금은 물류산업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과 지식도 있는 경력 있는 개발자들이 먼저 이력서를 보내는 등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며 “확실히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와 비교했을 때 과열됐던 개발자 수급난이 진정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치열했던 개발자 수급 경쟁이 점차 식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코로나 시국이 마무리 시점에 돌입했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이달부터는 코로나에 확진된 경우에도 7일간의 의무격리가 아닌 5일간 권고수준으로 격리수준이 격하되면서 물류산업 내에서 펼쳐졌던 비대면 중심의 솔루션 개발을 위한 개발자 영입 경쟁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요인은 대체 인력 수급이 더 원활해졌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 국가 간 인력 이동이 코로나 이전처럼 다시 활발해짐에 따라 높은 연봉의 국내 개발자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해외인력을 선택하는 업체들의 숫자도 늘고 있다. 실제 한 물류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국내 개발자 인력 수급과 더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동남아 쪽 우수 개발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동남아 개발인력은 연봉수준은 국내 수준의 크게는 10분의 1에 지나지 않지만 기술력은 못지 않아 훌륭한 대체재로 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내 장기적 전망은 엇갈려…물류산업 진입하는 개발자 풀 늘려야
그렇다면 개발자 수급과 관련한 업계의 장기적인 전망은 어떨까? 취재를 위해 만난 업계 관계자들에 따라 의견은 엇갈렸다. 한 물류 대기업 관계자는 “코로나가 한창일 때와 비교하면 분명히 개발자를 영입하는 데 드는 어려움이 현재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다”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부정적 외부요소가 여전한 가운데 국내 경기에 대한 전망도 어둡기 때문에 기술을 통해 기존 수익구조를 개선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늘어날수록 결국 시장 내 한정된 개발인력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다시 개발인력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국내 물류스타트업 대표는 이와 다른 의견을 말했다. 최근 젊은 개발자들 가운데는 단순 연봉만 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의견이다. 그는 “우리의 경우 창업 초기 영입했던 수준 높은 개발자들이 이탈없이 몇 년째 함께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며 “급여만으로 보자면 대기업이나 몇몇 중소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인센티브 등 추가적인 시스템을 통해 임직원으로서의 동기를 부여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높은 연봉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동기에 따라 자신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발자 풀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기업군별로 개발자 수급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은 개발자들이 물류산업에 보다 쉽게, 그리고 오랜 기간 몸을 담을 수 있는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개발자들이 물류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거나 새롭게 진입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큰 이유는 물류산업의 폐쇄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물류업계 전문가는 이에 대해 “보다 다양한 개발자 풀이 물류산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물류산업 특유의 폐쇄성을 줄이고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물류와 관련된 경력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다른 업계로도 진출할 수 있는 연결의 끈이 조성된다면 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산업에 유입돼 기업들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