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두 자릿 수 성장세 기록…규모 작은 사업도 실적 크게 올라
과거에는 기업의 규모가 작아 영위하는 사업부문이 많지 않았다. 예를 들면 택배기업은 말 그대로 택배사업, 그리고 택배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연관 사업영역을 가지는 식이다. 그러나 최근 물류기업들은 성장을 위한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다양한 사업영역을 추가하고 있다. 때문에 특정 기업의 성장이 특정 사업영역의 성장이라고 말하기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다.
물류신문사는 주요 물류기업들의 2022년 사업별 실적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국내 물류산업의 각 영역들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영역의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영역으로 간주할 수 있는 육상운송의 경우 12.13%의 성장률을 기록,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육상운송과 타 산업군의 합산 실적은 제외).
또한 매출액 순위 상위 3사인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의 택배사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21년 5조 8805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3사의 택배사업은 2022년에는 6.85% 증가한 6조 2,835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3사 중 택배사업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롯데글로벌로지스로 18.70%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역사업의 경우 전년 대비 4.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른 사업영역 대비 성장폭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2021년 정점을 찍었던 항만 적체 현상의 후유증이 일정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항만 적체 현상은 2022년 중반에 이르러서야 일정부분 해소되기 시작했다.
CJ대한통운의 사업영역 중 가장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한 건 물류가 아닌 건설사업부문이었다. CJ대한통운 건설부문은 매출 규모는 작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3.19%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동화약품 사옥 신축공사, 삼성전자 평택 고덕 종합폐수처리장 3단계 공사 등 굵직한 공사를 수주하면서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는 평이다. 참고로 2021년 연결기준 건설사업부문은 사업군 중 유일하게 매출액이 감소한 바 있다(11.12% 감소). 물류사업 중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것은 글로벌사업부문으로 전년 대비 10.83%의 매출 증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택배부문의 매출 증가폭은 1.33%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CJ대한통운의 매출 규모가 2위 그룹과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는데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쁜 실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HMM의 주력사업은 컨테이너사업으로 2022년 전체 매출에서 93.12%를 점유하고 있다. 컨테이너 해상운송의 경우 17조 3,050억 원의 매출을 올려 2021년(12조 9,487억 원) 대비 25.1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 규모는 작지만 59.99%의 매출 증가를 보인 벌크사업은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다만 2022년 4분기 평균 BDI가 1,523포인트로 3분기 대비 약 8%, 2021년 4분기 대비 약 57% 하락했고 올해도 상승 여부가 불확실한 점이 있어 매출 1조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KCTC는 운송과 하역, 소화물부문에서 20% 이상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그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사업영역은 소화물부문으로, 2021년 대비 37.41%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지난해 지마켓과 손잡고 런칭한 풀필먼트 서비스 ‘K-One 풀필먼트’는 월 평균 50만 박스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이천1풀필먼트센터와 이천2풀필먼트센터를 기반으로 전국 익일배송서비스를 제공하며 운신의 폭을 넓히는 중이다.
국보는 물류사업과 의류사업, 기타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체 매출에서 물류사업의 비중이 67.80%를 차지했으나 2022년에는 56.51%로 더욱 낮아졌다. 대신 2019년 보그인터내셔날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된 의류사업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수익 향상을 위한 사업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이다. 물론 물류사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기준 국보의 물류사업은 전년 대비 10.14%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마스크, 출판, 부동산 등이 포함된 기타사업은 매출 규모는 작지만 전년 대비 47.4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동방의 사업영역을 살펴보면 선박운송의 영향력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전년도 실적에서 선박운송의 매출액은 다른 영역보다 1,000억 원 가량 차이를 보였으나 2022년에는 103.79% 증가율을 기록했다. 선박운송의 매출 향상 배경으로는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형 고객사와 중량화물 해상운송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고운임 화물을 유치한 점을 꼽을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3개 사업영역의 비중이 거의 대등하고, 매출 규모도 비슷하다. 2022년에도 고른 매출 성장을 이뤘는데 글로벌사업의 매출 증가폭이 36.79%로 가장 높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북미와 유럽은 물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CIS 지역 등에서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물량 유치에 힘써왔다. 택배 매출의 경우 지난해 1월 오픈한 진천 메가허브터미널 등 시설 투자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방의 2022년 사업영역을 살펴보면 운송 및 하역사업(23.37% 증가), 임대 및 기타사업(24.96% 증가)이 매출 향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화물운송과 하역사업에서 각각 11.59%, 24.51%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유성티엔에스는 전년 대비 연결기준 매출액이 -1.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영역별로 살펴보면 철강(14.47% 증가), 유통(18.51% 증가), 기타(20.74% 증가)에서는 모두 매출이 증가했지만, 전체 매출 비중의 34.21%를 차지하고 있는 운송사업에서 매출액이 24.15% 줄어든 것이 영향을 끼쳤다. 화물연대 파업이 일부 영향을 끼친 것도 있지만 철강시황 악화 등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인터지스는 모기업 동국제강 관련 매출 비중을 낮추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감천7부두 창고 활성화, 선박 인수 등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포워딩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증대를 이뤄냈다. 특히 해운사업의 매출 증가율은 물동량 증가와 운송거리 증가에 힘입어 가장 높은 54.93%를 기록했다. 인터지스는 소형 선박 위주로 선대를 구성하고 있는데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리스크 대응이 용이하고 운임 하락에도 피해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한익스프레스는 화물운송과 창고부문 매출이 각각 2.62%, 5.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유통부문(3PL)과 용역부문(상하차, 안전관리, 포장 등 도급인력서비스)에서 각각 30.44%, 15.37%의 매출 증대에 힘입어 총 매출액이 전년 대비 전년 대비 10.5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진은 다양한 사업영역에 걸쳐 매출을 끌어올렸는데, 창고부문과 글로벌부문에서 전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창고부문과 글로벌부문의 일부 시너지 효과가 전체 매출 증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는데 한진의 글로벌 사업은 현지 네트워크와 함께 거점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022년 한진은 ‘글로벌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2025년까지 글로벌부문 매출 1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 GDC 활성화는 물론 미주와 중국, 유럽 등 주요 거점의 인프라 확충에 나섰으며 미국 우체국의 파트너사인 고리컴퍼니, 베트남 우정청과 협력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2022년도 사업부문별 세부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물류부문의 경우 내수물류의 비중이 34.46%, 수출입물류가 65.54%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통부문은 내수 CKD 등이 7.29%를, 수출입 CKD 등이 92.71%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운업의 경우 자동차 전용선의 선복 부족과 운임 상승으로 매출 향상에는 도움이 됐으나 정작 수출 대수가 감소하면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 러시아와 인근 지역 수출 대수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컨테이너풀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송사업과 용역사업이 각각 37%의 성장세를 보이며 전체 매출액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전체 매출의 18.79% 비중을 차지했던 운송사업은 2022년 매출 증대에 힘입어 점유율 2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력사업인 대여(임대)사업도 10%의 성장세를 구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컨테이너풀은 다회용 수송포장재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충북지역 영화관 다회용컵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등 회수물류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한국로지스풀은 개별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85% 증가한 8,027억 4,984만 원을 기록했는데 운송부문과 물류기기판매부문이 나란히 20%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창고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나 성장했다. 창고부문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7%에 불과해 성장을 이끌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난해 김제에 전북 최대 풀필먼트센터인 로지스올 전북복합물류센터를 개소하고 창고공유플랫폼 ‘유플로우’를 리뉴얼하는 등 사업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는 점이 매출 증대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사업부문과 달리 가맹사업은 14.98%의 매출 감소가 있었으나 비중이 0.02%에 불과해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