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탑재된 자동설비 대거 선보여, 조만간 로봇이 사람 대체
2023 프로맷 전경
[2023 시카고 PROMAT 참관기]
물류기술의 발전이 상상을 뛰어넘어 현실로 만드는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2년마다 열리던 세계 물류인들의 잔치 ‘PROMAT 2023’이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만 3년 만에 미국 중부 산업벨트 핵심 도시인 시카고 멕코믹 전시장에서 열렸다. 지난 3월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 이번 전시회는 140여 개국에서 무려 5만5천 여명의 물류산업계 및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자리해 최신 물류기술과 시스템 등을 선보이며, 상상을 현실로 전환하는 글로벌 물류유통업계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확인하게 했다.
물류신문사는 국내 아모레퍼시픽, 매일유업을 비롯해 유통물류업계 관계자 21명과 함께 이번 개최된 전시회를 방문, 최근 물류트렌드를 확인하고 새롭게 선보인 글로벌 물류설비 및 기술 관련 내용들에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시카고 현지 날씨는 국내와 달리 여전히 겨울기운이 가득했지만, 인산인해의 박람회 열기로 뜨거웠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예전과 달리 사람이 필요 없는 자동화 기기 및 로봇들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었으며, 상상으로만 여겼던 신기술로 무장된 인공지능을 기반 한 최신 로봇들과 친환경 물류트렌드도 엿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길을 끈 물류장비 및 기술기업들의 업체별 특성은 기대 이상의 결과물들을 연출했다. 사람의 손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인간의 손을 꼭 닮은 장비들과 설비들이 자연스럽게 물류현장을 대체하고 있었고, 글로벌 물류 트렌드 변화도 예전과 달리 훨씬 더 빨라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기 충분했다.
이번 박람회에 참석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PROMAT 2023’ 참관기가 부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전반적인 박람회 현장 상황과 새롭게 선보인 기기 및 소프트웨어들을 소개한다.
높 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로봇
21명 국내 물류 유통업계 관계자 참석, 네트워크 구축 계기 돼
전 세계 유통 물류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통 물류현장의 고충을 해결할 최신 물류기술과 서비스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박람회에 물류신문은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총 21명의 연수단을 꾸렸다.
로지스 올 그룹 서병륜 회장을 비롯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장병탁 교수 등이 함께해 실무와 이론을 바탕으로 그때 그때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또 매일유업과 아모레퍼시픽, 포스코 플로우와 물류운송 전문 기업인 ㈜제때, 세방, 그리고 삼성전자 물류협력사 명진로직스, 아세테크, LG CNS등 참가자 대부분은 국내 물류 유통업계 핵심 실무 관계자들로 물류현장의 트렌드 파악에 적극 나섰다. 특히 국제종합물류와 진코퍼레이션, 와이에치코리아등의 참석자들은 연수 기간 내내 새롭게 선보인 물류설비 및 기기, 시스템 투자 부분을 기반으로 해 신규 시장진출을 고민했으며, 일부 참석자들은 실무자들이 참여해 투자 의사 결정력을 바탕으로 박람회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현지 전시 관계자들과 다양한 장비 도입을 위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이번 연수 프로그램은 이미 10여 년 동안 물류신문사가 주관해 물류업계와 이를 필요로 하는 유통실무자들과 정보교환을 통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으며, 2년에 한 번씩 열린 박람회 참석자만도 100여 명에 이를 만큼 인적 교류를 선도해 왔다. 이번 박람회에 참석한 아모레퍼시픽 손승욱(디지털 물류팀) 담당은 “물류현장의 새로운 물류시스템 도입에 다양한 설비와 시스템을 볼 수 있었다”며 “예전엔 개별적으로 참여해 개괄적인 정보만을 얻었던데 반해 이번 프로그램에선 물류설비 및 기술 분야 물류기업 전문가들과 함께 하며 자사 물류현장 신기술 도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격년으로 열리는 ‘PROMAT 박람회’는 일반적인 물류산업 전시회로만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는 머티리얼 핸들링(Material Handling) 전시회 성격이 짖다. 다시 말하면 물류현장의 각종 물류기기 전시장인 셈이다. 특히 최근 들어 물류서비스 현장인력 구인이 어려워지고, 보다 세밀한 서비스 제공이 요구되는 상황을 맞아 이번 박람회에서 선보인 최신 물류기자재를 비롯해 기계설비 및 각종 소프트 등의 트렌드는 향후 국내 유통물류현장 노동환경 개선과 효율을 크게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이번 박람회 참석은 기업을 비롯해 개인들의 참여가 쉽지 않았다. 참가비용도 예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인상됐고, 7박8일에 밤과 낮이 완전히 뒤바뀌는 일정을 감내해야 해서다. 하지만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 이번 행사 참석자 대부분은 글로벌 물류기술의 트렌드 변화를 한자리에서 파악해 높은 안목을 쌓을 수 있었다. 또한 일부 기기들의 경우 당장 도입 가능한 기술들이어서 글로벌 물류서비스 트렌드를 국내시장 도입에도 문의를 이어갔다.
전 세계 145개국이 약 33만 스퀘어 피트 (약 93,000평)의 대형 전시장에 1,000여 개 물류기기 회사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는 특히 예상외로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전시품 외에도 저명한 학자들과 물류서비스 경영자들이 키노트 강연을 발표, 각각의 주제별 세미나도 150개에 달 할뿐 아니라 신제품 소개와 신기술에 회사 홍보형식의 안내 프로그램도 준비돼, 전시회를 찾은 참관인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 각자의 물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번 물류전시회에선 한국 참석자들을 위한 전문 통역사도 배치, 전시회 기간 동안 보고 싶은 품목과 궁금한 지식을 손 쉽게 한국어로 제공받을 수 있어 물류신문 연수단들의 호평을 받았다.
전시회 전경
온라인 쇼핑 확산 따른 물류기기 무인화, 무 소음, 효율화가 주류
챗 GPT가 일반 사무공간의 혁신을 예고한 것처럼 올해 열린 ‘PROMAT 2023’은 향후 유통물류현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올 각종 신기술을 선보이며, 혁명을 예고했다.
전시장 구성은 1만여 평의 대단위 공간을 남과 북으로 구분해 전시효과를 극대화 했다. 우선 남쪽 전시장의 경우 전통적인 전동 소터들과 전동지게차 등 글로벌 물류기기 제조 및 조립공정에 관한 전시 업체들이 전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해 가장 넓은 공간을 점유했다.
INTERROLL을 비롯해 VANDERLANDE등 관련 분야의 전통적인 물류설비 업체들이 참여, 최신 물류장비 및 로봇장비 등을 선 보였다. 반면 북쪽 전시장은 각종 물류로봇을 비롯해 인공지능을 기반 한 AGV, AMR들이 유통 물류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실증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줘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북쪽 전시장에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처음 접하는 물류 자동화 설비들이다. ambi로봇의 경우 단순 자동화를 넘어 분류인력을 대체하는 미들마일 자동화 분류설비를 선 보였고, 중량화물의 분류와 이동도 사람 손 없이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는 각종 장비들을 현장에서 볼 수 있어 경이롭기까지 했다.
사실 대부분의 전시 기기와 설비 등은 여느 전시장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 출품 물류기기 제조와 조립공정 관련 전시품들의 경우 기존 제품들과 확연한 차별화를 갖추고 있었다. 예를 들면 자동저장 및 회수 장비, 자동화 장치, 유압 및 전기통제 기구, 로봇, 운반대, 선반, 포크 리프트등의 경우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고 인공지능을 기반 한 운영체제를 갖고 있었다.
또한 컨베이어 장비, 인체 공학 안전 장비, 리프트, 주문 피킹, 회전식 보관함, 모듈식 서랍 보관함, 선반 및 워크 스테이션 등 물류에 필요한 기계, 도구, 설비 등의 일반 공정 파트들의 경우도 기존 제품들과 달리 소음을 크게 줄이고, 사용 후 재활용을 높이는 제품들이 전시됐다. 한편 포장 장비, 포장 기계, 제품 검사기, 팔레트, 컨테이너 용기 등도 유통 물류현장 관리자들의 편리성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제품들을 다수 포함,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로봇 팔을 이용한 미들마일 분류장비(앰비 로봇)
인공지능 탑재 장비 일반화, 사람 대체 자동화 장비 대거 선 보여
이미 상품 분류와 적재와 하차 등에서는 사람이 아닌 로봇 팔들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장비들도 대거 선 보였다. 예를 들면 레이저를 통해 상품 적재상황을 파악하고, 컨테이너 적재함 위에서 아래로 차례차례 제품 손상을 최소해 상품을 피킹하는 장비들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들 장비에선 이제까지 느끼지 못한 섬세함까지 느낄 수 있었으며, 조만간 유통 물류현장의 인력을 대거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함께 S/W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재고관리 및 제어기술 분야 전시는 컴퓨터, 컨트롤러,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시스템 통합창고 시스템, 공급망 및 물류 실행 시스템, 무선 및 원격 제어 시스템, 주문 관리 시스템, 운송관리 시스템 등은 인공지능을 탑재, 완전 자동화 시대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창고 장비 용품에 도킹 레벨러, 도크 패드, 지게차, 랙등의 경우도 하부에 인공지능을 탑재한 AGV와 AMR등이 프로그램화된 경로를 사람의 간섭 없이 자유자재로 이동해 사람이 손길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밖에 지게차 컨베이어, 호이스트, 크레인, 모노레일, 리프트 장치등의 경우 무인운영은 기본이고, 기존 소음까지 크게 줄여 노동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제품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자동식별 장비 및 시스템 바코드 프린터 및 스캐너, 비전 시스템, 음성 인식 시스템, 무선 주파수 식별 (RFID) 시스템등도 소형화와 손목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크게 높이는 제품들도 찾을 수 있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유통물류산업의 변화는 이미 전자상거래 물동량의 수직상승에서 예견됐듯 전통적인 운영방식에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이, 국내에선 쿠팡이 유통시장뿐 아니라 물류서비스 시장까지도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따라서 별개로 인식됐던 유통과 물류서비스시장의 기술 융합은 더욱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수단의 한 참석자는 “전자상거래 시장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자체적인 전략수립이 필요했다”며 “유통업계도 이제 새롭게 진화하고 있는 물류기술의 트렌드를 모르고선 미래 전략을 구축할 수 없게 된 만큼 이번 박람회 기술판도 변화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변화된 구매품목의 확대와 수량의 개별포장, 물동량의 크기감소 등의 최근 물류흐름 패턴은 확연하게 변화하고 있다. 여기다 판매 물량을 직접 소비자의 손에 전달하는 라스트마일 배송 역시 기존 배송방식에서 전혀 다른 서비스 패턴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물류신문사의 이번 연수팀은 ‘PROMAT 2023’ 방문과 함께 시카고 도심 인근에 자리한 DHL INNOVATION CENTER를 들러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물류서비스 시장의 자동화와 친환경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코트라 시카고 무역관을 방문, 현 미국 경제상황과 수출입 관련 시스템 및 향후 미국 시장의 경제현황을 브리핑 받고, 미국 물류시장의 트렌드 및 향후 먹거리 등에 대한 현지 관계자들에게 물류현황도 들을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번 방문 중 미국 시카고에 자리한 UPS 허브센터 방문이 방문일정 혼돈으로 불가피하게 무산, 항공화물의 최신 트렌드는 견학하지 못했다. 물류신문은 ‘PROMAT 2023’ 연수를 통해 접한 제품 특성 들과 시스템 관련 세부 내용을 함께 참석한 전문가들을 통해 좀더 세부적으로 다시 정리해 소개할 예정이다.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