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불확실성에 위기대응 역량과 미래 성장 기반 구축에 중점
글로벌 경기 침체·고물가 시대라는 힘든 상황 속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2024년은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지만 여전히 정치·경제적으로 변수가 많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 지자체, 기업들은 한 해의 계획과 비전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청사진을 대내외에 공개했다. 업계별 물류관련 새해 계획에 대해 살펴봤다.
국토부·해수부, 취임사서 물류산업에 대해 ‘온도차’
물류산업의 주무 기관인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의 수장들은 신년사 대신 취임사를 통해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물류산업보다는 주택, 스마트시티 등에 집중했지만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통해 수출 경제를 견인할 것을 약속했다.
▲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2024년 국내 최초로 부산항 신항이 모든 작업 과정을 완전히 자동화한 항만으로 개장한다. 이어 인천신항, 광양항, 진해신항까지 스마트 메가포트를 속도감 있게 구축해 세계적인 물류 국가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주요항만과 물류 거점에 우리나라가 운영하는 터미널과 물류센터를 확충해 우리 기업의 수출 활동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또한 저시황기 국적선사가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도록 금융, 세제 등도 지원한다.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빨라지는 스마트항만, 물동량 확대 핵심 역할 기대
지난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역대 최대 물동량을 창출한 부산항만공사와 인천항만공사는 올해도 글로벌 공급망 혼란, 무역전쟁, 자원민족주의 강화 등 불확실성 계속되는 가운데 스마트항만 추진, 물동량 확대, 탈탄소화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강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국내 기술중심의 완전 자동화 항만 실현을 통한 스마트항만 구축을 새해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신항 서컨 2-5단계는 무인 원격 크레인과 자동이송장비가 도입된 우리나라 첫 완전 자동화 부두로 부산항 운영체계의 혁신이 기대된다.
▲ 강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
강준석 사장은 “충분한 시운전을 통해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자동화 기술 도입에 따른 일자리 손실 최소화, 양질의 일자리로 전환을 위한 직무전환 기술교육, 이전배치 등 일자리 안정화도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항만 배후단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부산항은 신항 배후단지 입주기업들이 부가물류 활동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많은 로테르담 등 3개의 해외 물류센터의 안정적인 물류 서비스를 기반으로 만반의 준비를 거쳐 미주, 중동 등에도 해외 진출 교두보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경규 인천항만공사 사장
이경규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서울과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다수의 대중국 카페리 항로 확보라는 장점을 살려 물동량을 확대하고 국내외 물류기업 타깃 마케팅을 통해 고부가가치 화물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최고 수준의 완전 자동화 부두를 목표로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하부공사에 이어 상부공사에 대한 기본 및 실시설계도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항만공사는 이 밖에도 새해 ‘2050년 탄소중립 실현’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인천항 협력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위한 지원사업 강화, 항만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역밀착형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상생문화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해운 약세 전망에 중소선사 지원 확대 준비 마쳐
설립 이후 해운·항만산업에 약 10조원 규모의 금융을 성공적으로 지원한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새해 저시황, 강화되는 해양규제 등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중소선사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위기에 취약한 중소선사가 저시황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중소선사 특별지원 프로그램’ 총사업비 규모를 5천억 원으로 확대하고 교육, 컨설팅 등의 비금융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중견·중소선사들의 친환경 투자를 돕기 위해 ESG 녹색채권 매입을 증대하고 금융조건도 완화했으며 새롭게 탄소배출량 데이터 관리 및 환경규제 대응 바우처 제공사업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항만 지원의 경우 세계적인 친환경·스마트항만 전환 흐름에 맞춰 우리 항만에 대한 탄소중립 인프라 구축 지원과 디지털 기반체계 조성지원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합병 앞두고 각각 ‘기본’, ‘전문성’ 강조
항공과 해운업계에서는 각각 아시아나항공, HMM 인수가 향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예정이다. 인수에 참여한 기업들은 각각 신년사를 통해 기본과 전문성을 새해 주요 키워드로 선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다양한 위기가 우리 앞에 나타날 시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s)”고 당부했다. 조 회장은 “근간이 갖춰지지 않은 혁신은 모래 위에 쌓은 성일 뿐”이라며 “우리가 가장 잘해왔고 잘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가꿔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통합 항공사 출범과 관련해서는 2024년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원태 회장은 “통합 항공사의 출범은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거대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되면 스케줄은 합리적으로 재배치되고 여유 기재는 새로운 취항지에 투입할 수 있게 된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은 보다 더 넓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며 통합 항공사 출범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HMM 인수 주체로 나선 하림지주 산하 팬오션 안중호 대표이사는 다사다난한 경영환경 속에서 현안을 극복하고 지속가능경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조직의 전문성을 고도화와 융합을 강조했다.
안중호 대표이사는 “모두가 맡은 업무를 능동적인 자세로 수행하고 이 과정에서 습득한 전문성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개인과 조직이 보유한 전문성의 깊이와 폭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시각과 경험이 통합되어 개개인의 역량 강화와 회사 조직의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
해운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탄소중립과 관련해서는 “팬오션은 이미 환경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경 및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추진 계획을 수립·이행하고 있다”며 2024년에도 친환경 에너지 시장 개척, 저탄소 연료 전환 및 고효율 선대로의 교체 추진, 각종 탈탄소 기술 연구 등에도 적극 참여해 앞으로도 강화될 전 세계적 탈탄소화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농식품 수출 확대 위한 물류 지원 약속
2023년 농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90억 불을 돌파하는 등 K-Food가 수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에도 정부를 비롯해 관련 기관이 농식품 수출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K-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신선 농산물 특화 물류체계 구축, 수출기업 대상 농식품 수출바우처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고 할랄인증 상호인정 확대와 수출 검역협상이 타결된 초기시장 개척 등 신시장 진출을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올해부터 수출물류비 지원이 세계무역기구(WTO) 합의에 따라 종료돼 간접보조로 전환된 만큼 수출기업이 대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농식품 특화 물류체계 구축, 수출바우처 지원 확대 등 대안 사업을 마련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농수산식품 유통체계 개선도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공식 출범한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시장운영자로서 유통단계를 축소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윈-윈 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2027년까지 100개소로 확대하고 입고부터 출고까지 설비 자동화, 데이터 디지털화를 통해 비용 절감, 상품성 제고, 선제적 수급관리 등을 추진한다.
국내 식품기업 중에서는 불닭볶음면을 바탕으로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 계획을 세운 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부회장이 신년사 영상을 통해 각 계열사의 역할을 강조하며 삼양로지스틱스의 글로벌 물류 전문기업 성장을 주문했다.
지자체들, 물류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지방소멸 위기 속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는 지자체장들은 물류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기반 마련을 약속했다.
박완수 경상남도 도지사는 해맞이 행사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최대 국책사업인 진해신항 건설에 행정역량을 집중하고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항만인 부산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 개장을 앞당겨 경남 중심의 ‘스마트항만 시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박완수 경상남도 도지사
경상남도는 진해신항 조성과 함께 중소도시권 유일의 개발제한구역인 진해구 신항만 일대를 항만 배후단지로 개발해 주변 도시와 연계 발전시킴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물류허브 요충지로 육성한다.
▲ 홍준표 대구광역시 시장
홍준표 대구광역시 시장은 총사업비 14조 1,000억 원이 투입되는 TK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현재 인천공항에 집중돼 있는 항공 물류·여객의 30% 이상을 책임지는 글로벌 첨단 물류·여객 복합공항으로 조성하기 위해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TK 신공항은 활주로를 최대 3.8km까지 확보할 수 있어 전 기종 항공기가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하도록 했다.
▲ 김홍규 강릉시장
김홍규 강릉시장은 강릉시를 환동해 물류 거점도시로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옥계항의 경우 일본, 러시아를 오가는 국제 컨테이너 정기노선이 처음 취항하면서 국제무역항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김홍규 시장은 “반드시 2025년 4차 국가항만기본계획에 10만 톤급 10선석 국제항만 건설을 반영해 더 큰 강릉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철도수송분담률 높여 ‘2050 탄소중립’ 실현 발판 마련
우리나라 고속철도 개통 20주년을 맞아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20년의 성과와 과오를 돌아보고 국가철도공단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김 이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위기를 맞아 철도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이라는 미래 운명을 좌우할 시대적 요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철도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철도공단이 목표로 하는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통부문의 탄소배출량을 2018년의 10% 수준인 920만톤으로 줄여야 한다.
김 이사장은 이를 위해 철도수송부담률을 여객부문 40%, 화물부문 17% 수준으로 향상하는 목표로 8개 부문에서 27개의 실천과제를 도출해 담대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철도를 만들기 위해 2024년 본격 운영될 철도시설 종합정보시스템을 활용, 빅데이터 기반 예방 중심 유지보수로 철도시설 유지보수체계의 선진화를 이끌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약 등 불법행위는 차단하고 수출입 기업 성장 지원은 강화
지난해 중국발 이커머스 물동량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바쁜 한 해를 보낸 관세청은 새해 마약 등 불법행위 차단과 보세제도 규제혁신을 통해 수출입 기업의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 고광효 관세청장
고광효 관세청장은 “전자상거래 무역에 편승한 불법행위 차단을 위해 개인통관고유부호 명의도용 근절 방안 시행하고 마약 등의 반입 루트로 악용되는 국제우편물에 대해서도 특송물품에 준하는 수입통관절차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보세제도 규제혁신, 해외 비관세장벽 해소, 기업 금융부담 완화 등을 통해 우리 수출입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공장건설부터 제품 수출 단계까지 전 과정에 맞춤 보세제도 컨설팅 체계 구축하고 중부지역에 조성되는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원을 위해 평택세관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월별납세신고제도도 도입해 기업들의 납세 편의와 금융비용 부담을 개선해 많은 수출기업이 환급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출처 : 물류신문(http://www.klnews.co.kr)